강남룸싸롱 룸살롱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룸살롱에서 맥주도 팔았기에 소주마시고 2차로 룸살롱에 가끔 갈 수 있었다. 테이블에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마신다는 것 뿐. 방석집과 별반 다를 거 없지만 그래도 방석집 보다는 물이 좋았다고나 할까. 룸에서 술을 마시다가 룸 차례가 오면 홀에 나가서 밴드에 맞춰 노래 부르고 놀기도 했다. 그 당시 기본 팁이 1만원 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2만원 주면 아가씨가 문 앞까지 따라 나와 기분 좋게 인사하고 1만원 주면 가타부타 말없이 돌아섰던 것 같다.
그러던 것이 88올림픽을 맞아 정부에서 서민을 위한 술집을 만든답시고 이름도 [단란주점]으로 지어 강제로 장려하더니 이론은 항상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는 법이라서 술값만 더 올리고 단란주점에서도 양주를 마셔야 대접 받는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단란주점도 [과부클럽], [미시클럽], [벌떼클럽]등 이름도 요상하기만 한데 나도 몇 번 가보긴 했지만 과부도 종류가 있고 미시도 종류가 있었던가,
룸살롱은 더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샐러리맨은 룸살롱에 가려면 적금을 타거나 상여금으로 몽땅 마신다면 몰라도 룸살롱 근처도 못 가게 만들어 버렸다. 우유 하나에 강남룸싸롱 만원이나 해서 한 번 술값으로 기백만 원은 나오니... 그래서 룸살롱은 사업하는 사람이나 그들이 공무원을 접대하는 자리로 자리 매김하여 벤처붐을 타고 벤처 사업가들이 애용하며 한껏 부풀려 활황을 맞이하는가 싶더니 요즘은 아마도 경기가 좋지 않아 전 같지는 않을 것 같은데도 여전히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에는 하루에 300만원씩을 쓰는 신흥 부호들의 모임인 [300클럽]이 뜨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가는 룸살롱이 따로 있고 수 백 만원자리 고급 양주인 루이13세나 발렌타인 30년 산을 마신다고 한다. 한 달 400만 원대 받는 봉급생활자는 허탈하겠지만...
몇 년 전인가, 하얏트 호텔에서 한 주류업체의 스코틀란드 산 위스키 설명회가 열렸는데 업체의 초청으로 참석한 720명 가운데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나온 여성 100여명이 눈길을 끌었다는데, 이들은 강남일대의 잘 나가는 룸살롱 마담들인데 양주업계의 숨은 실력가인 강남의 마담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었단다. 주류업계의 영향력 있는 마담들을 잡기 위한 행사로 실제로 영원사원들은 마담 차 운전도 해주고 강남룸싸롱 룸살롱 청소도 해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 위스키 판매량의 절반이 서울에서 소비되며 그 69~70%가 강남에서 소비된다는데...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대략 400만 상자라는데 해마다 10% 정도 증가하고 있단다.
그런 룸살롱에 88올림픽 이후 나는 딱 세 번 갔었다. 강남의 J호텔 지하에서 룸살롱 상무로 있는 고향의 같은 문중, 종파이면서 친구(그의 형이 사장이다)가 놀러 오라고 몇 번 전화를 했기에 얼굴 본 지도 오래되고 해서 퇴근 후, 한 번 들렸다. 아직 본격적으로 영업할 시간은 아닌데도 날렵한 웨이터가 깍듯이 인사를 하며 룸으로 안내를 했고 조도가 낮으면서도 사치스럽게 내부 장식한 룸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재떨이와 음료수를 가지고 들어왔고 다시 젊고 예쁜 아가씨가 들어와 조금만 기다리시면 상무님이 오실 거라고 하는데 너무 예의를 갖추어 정중한 대접을 해서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잠시 후, 친구가 나타나서 반갑게 인사하고 친구와 고향의 사당과 종답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아까 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또 다른 늘씬한 아가씨(아마도 마담인 것 같다)가 들어와서 “술 들여올까요?” 묻는데 나는 강남룸싸롱 정색을 하고 손사래를 쳤다. 건강이 안 좋아 요즘 술을 못한다는 변명으로... 그 친구와 마담이 입을 맞추었는지 이번에는 “그럼 아가씨 부를까요?” 또 묻는다. 친구 놈은 실실 웃으며 한 병만 마시라고 권유하는데 술을 마셔야 예쁜 아가씨도 부킹을 해주겠다는 눈치로 보인다. 가짜일지도 모르는 양주 한 병 정도는 친구 놈이 공짜로 주겠지만 아가씨 팁이 20만원이라는데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무리 제 놈이 상무라지만 아가씨들까지 제 마음대로 무료봉사 시킬 수는 없을 테니까. 지금도 가끔 그 친구와 통화는 하지만 그 후로 다시는 안 찾아 간다. 다른 친구 놈들은 몇 번 가서 기백만 원씩 쓰고 왔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지만.
두 번째는 우리 애가 중학교 다닐 때, 학교 운영위원으로 있으면서 같은 운영위원이 장안평에 룸살롱을 개업했다고 해서 운영위원들이 축하차 갔었다. 화환이 큰 길까지 쭉 늘어서 있고 검은 양복에 깍두기 머리들이 수두룩해서 괜히 위축되는데, 사장의 안내로 40여개 되는 룸살롱 내부를 속속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술은 옆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왔다. 조금 강남룸싸롱 후면 단골 초청 손님들이 와서 꽉 차게 될 테니 우리에게는 룸 차지가 안 돌아 왔기에...
내부 인테리어비만 수억 들었다는데, 외국제 대리석으로 실내 장식을 한, 고급스럽고 사치스런 여기 저기 룸살롱, 그 중에서도 VIP룸, 주방, 접대부대기실, 웨이터대기실, 그리고 밴드대기실도 구경하고 3,4층 여관도 구경했는데, 룸살롱 위층은 간판만 밖에 안 걸었다 뿐이지 허가 난 여관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나이든 노털이나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이 2차로 밖으로 나와서 아가씨와 여관으로 가는 것을 보이게 되면 곤란하니 룸에서 곧바로 비상통로를 이용해서 위층 여관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으며 침대는 원형침대로 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룸살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룸살롱 하나에 백여 명이 넘게 일하며 서로 공생하고 기생하며 먹고 사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기백 명이 되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기업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관과 주방, 밴드는 거액의 보증금을 받고 입주 시키고 반대로 단골손님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웨이터는 거금을 주고 계약을 하고 마담도 일종의 아가씨 공급 업체로써 선불 강남룸싸롱 금으로 5000에서 1억여 원으로 선불 금을 주고 고용한다고 한다. 이렇듯 프로 스포츠 구단처럼 아가씨들만 확보해 운영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담은 인터넷에 구인 광고를 내거나 대학가에서 접대부 사냥을 해오기도 한다는데 용모가 예쁘고 인기를 끌 것 같은 여대생을 만나면 즉석에서 1000만원을 주면서 캐스팅을 한다고 한다. 여대생을 찾는 주문이 많기 때문에....
이처럼 마담들의 몸값이 뛰면서 새끼 마담과 여성 접대부들도 70년대 [영자의 전성시대]나 [별들의 고향]의 경아처럼 수치스럽지만 억척스럽게 벌어서 남동생이나 오빠 공부 시키고 시골 부모님께 송아지 사주고 더 여유가 있으면 논밭 사주던 생존형에서 사치형으로 바뀌어서 접대부들이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외제차를 굴리고 다니고 해외로 [명품 원정여행] 다녀오고 골프도 핸디캡 10정도 치면서 성형외과 수입을 올려주고 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이렇게 번성하는 룸살롱 문화는 쉽게 돈을 번다는 유혹에 젊은 여성들의 ‘낮 직장’ ‘밤 업소’ 동시에 출입하는 ‘더블족’으로 변화 시키고 사회 진출을 앞둔 여대생들을 유흥업소로 몰아내게 되었다. 하긴 그처럼 즐기고 놀며 큰돈 벌 수 강남룸싸롱 있는 곳이 어디 있으랴. 실제로 화장 짙게 하고 저녁에 출근하는 여자들을 많이 접하게 되고 그들을 위한 [호스트 바]가 있으며 새벽의 해장국집이나 포장마차에 가 보면 전부 밤새 술 마신 젊은 여자들이란 사실에 놀란 적도 있다.
세 번째는 진짜로 술을 마시러 갔었는데 아가씨들 수고비 포함하여 일체를 얻어먹는 자리여서 거절하지 못하고(내심 호기심과 기대감에 들떠서) 따라갔었다. 들어가자마자 웨이터가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하며 룸으로 안내를 하고, 재떨이와 얇은 광고 성냥을 나누어 주고 갔다.(단란주점은 라이터를 주더만). 그리고 잠시 후 30대 후반의 마담이 들어왔는데 마담은 무게 있게 인사를 하고는 어떤 아가씨를 원하는지 각자 취향(나이, 외모, 신분, 성격 등)을 물었다.
그렇게 주문을 받고는 나가더니 보일 듯 말 듯 날렵한 옷차림의 아가씨들을 데리고 왔는데, 아가씨들이 인사를 하고 자기 소개를 끝낼 때마다, 오늘 물주인 사람은 얇은 성냥갑을 인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테이블을 살살 쳤는데 아마도 마담에게 사인을 보내는 것 같았다. In이냐, Out이냐를 성냥갑을 똑바로 칠 때도 있었고 반대로 뒤집어서 강남룸싸롱 손바닥이 보이게 테이블을 톡, 치는 것으로 보면.... (짜식, 탤런트처럼 전부 예쁘고 쭉쭉빵빵 야들 야들 하기만 한데, 뭔 더 예쁜 여자가 있다고 여기서도 노오! 사인을 보낸단 말인가.)
이렇게 해서 파트너가 정해지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밤이라서 조명발인지 몰라도 탤런트나 영화배우보다도 여기 아가씨들이 더 예뻐 보였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예쁜 여자는 술집에 다 있는 것 같았다. 누군 술집에서 캐스팅되어 일류 탤런트가 됐다더니만. 하지만 아가씨들이 옛날처럼 생존형이 아닌 사치형이라서 물주만 제외하고 마음대로 장난도 못치고 제대로 만져 보지도 못하고 아가씨 눈치 보는 형국이다.
2차(애프터)까지 모든 것이 돈으로 계산되기에 돈만 있으면 다 해결 되지만 매너 나쁜 사람은 팁 안 받을 테니 다른 아가씨 부르라고 스스로 나가버려 오히려 접대부가 역으로 좋은 남자를 골라서 택하는 형편이라니.... 그 날 나는 제대로 만져 보지도 못하고 아가씨들의 진한 농담을 들으며 웃고 떠들다가 미련 없이 돌아왔다. (믿거나 말거나)
이제 다시는 룸살롱에 갈 기회가 없으리라. 나는 역시 방석집 체질인가 보다  2004. 02. 강남룸싸롱 06. - 운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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